천주교 신안동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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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 다이제스트 4월호에 실린 신은근 신부님의 좋은글
   글쓴이 : 정영희(삐아)     날짜 : 20-05-23 15:55     조회 : 44    

 



 
 
겨우 한대 빰맞고




                                                                                                                신은근

그는 술을 잘 못했다.

하루는 회사에서 회식이 있었는데 그날따라

상급자가 자꾸만 술을 권했다.

한두 잔은받았지만 게속 권하기에 거절했더니

느닷없이 뺨을 때리는것이었다.

자신도 중간 간부이고 그 자리엔 부하직원도 있었는데 창피하고 분했다.

하지만 분위기 때문에 참았다.

집에 와서도 분이 삭지 않아 다음날 출근하지 않았다.

이참에 회사를 그만두자고 마음먹었다.

그런데 사표를 쓰려니 뭔가 씁쓸해 기도하러 성당에 갔다.

제대뒤 십자가를 보며 말없이 앉아 있었다.그런데 뜻밖의 음성이 들렸다.

'겨우 뺨 한 대 맞은 것 갖고 그렇게 억울해하냐나는

멸시와 천대 속에서 십자가를 지고갔다'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며 부끄러워졌다.

다음 날 출근했다.

그런데 하필 그날 뺨을 때렸던 상급자가 곤란한 지경에 처해 있었다.

그 상급자가 처리했던 일에 문제점이 발견된 것이다.

그는 내색하지않고 변호해주었다.

일이 마무리된 뒤 그 간부는 예비교우가 되었고 세례까지 받았단다.

작은 기적이다.

수난 복음을 요약하자면 아주 간단하다.

죄 없는 분이 죄인으로 몰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이다.

누가 그분을 죄인으로 몰았는가?

우선은 열렬히 환영했던 군중이다.

예수님의 기적을 보고 들었던 사람들인데도

그들이 가장 큰 목소리로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쳤다.

군인들과 구경 나왔던 이들도 외면한다.

십자가에 달렸던 강도마져 모욕한다.

철저하게 극한상황으로 몰린 예수님의 모습이다.

그런데도 변명없이 죽음의 길을 가신다.

등 돌린 이들을 개의치않고 가신다.

분하고 억울한 체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누가 억울하게 했던가?

그들은 내 인생에 십자가를 준 이들이다.

아직도 그들을 원망해야 할까?

수난 복음은 이 점을 돌아보게 한다.

십자가 없는 곳에 부활은 오지 않는다고 했다.

부활은 주님의 개입이다.

운명을 바꾸는 은총이다.

성지주일에는 성지 가지와 함께 전례에 참석한다

새 임금이 등장하면 나뭇가지로 환영했던 이스라엘 백성처럼

십자가의 예수님을 임금님으로 모시겠다는 것이다.

삶 속에 숨어있는 십자가를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은총 없이는 어렵다. 기도하며 절제하자.

인내가 힘들어 질때 성지 가지를 바라보자.

우리 역시 수난 복음의 청중들이다.


나쁜 날씨란 없다.

추운 날씨는 추운 대로,

더운 날씨는 더운 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원하는 날씨를 만들 수는 없지만

주어지는 날씨를 즐기며 현명하게 살 수는 있다.

부딪치는 인생에서 감사의 시각을 더 많이 느끼는 이가

부활의 사람이다.


정영희(삐아)   20-05-23 16:04
행여 놓칠새라 급하게 올려봅니다.
반가움의 감격과 함께 혹시나 이 좋은 말씀을 신안성당 교우분들 스쳐 지나버릴까봐
다함께 수긍하며 반갑게 맞이하리라 믿어면서 오랜만에 찾아봅니다.
코로나로 뒤숭숭한 이 현실속에서 하느님의 수난기 되새기며  더 열심히 살아보라는 말씀으로
기쁘게 읽어봅니다.
김천수(돈보스꼬)   20-05-28 11:11
와우~ 찰나급 스크랩!!
역시 삐아님은 기자급 수준이십니다.
본당 그루터기 사목일기(4)에도 실렸던
심금을 울리는 글이로군요.
신은근 바오로 신부님...
널리 알려진 전국 버전의 신부님이시죠~
우리 본당 신부님이시기에 우리 모두는,
그져 매일 매일이 풍요로움의 포만감으로
피정에 임한 듯 한 명강의 수준의
매일 미사의 강론의 말씀을 통해서도
언제나 꿀떡같은 말씀을 받아 먹지요~
또한 매 주일마다 사목일기를 통해서
탈무드같은 삶의 지침을 공유하고 있고요~
참 풍요로운 우리본당 공동체입니다.
삐아님, 다시한번 울 신부님의 시너지를
부각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